MMORPG 원조 엔씨소프트, '리니지라이크' 벗고 장르 다변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사옥과 회사 로고 /이미지 제작=강준혁 기자

 

최근 게임업계에서 '리니지라이크'로 평가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엔씨소프트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엔씨의 대표작 '리니지'는 국내 MMORPG 시장을 대표하는 지식재산권(IP) 중 하나다. 리니지라이크라는 장르를 형성할 정도로 산업 전반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 최근 출시되는 다수의 MMORPG 신작에서도 리니지 특유의 전투 구조와 경제 시스템을 차용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 장르의 원조격인 엔씨는 2021년 '리니지W' 이후 4년간 리니지라이크 신작을 내놓지 않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다양한 장르에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아마존게임즈와 협업해 글로벌에 출시한 'TL'은 스팀 동시접속자 수 33만명을 기록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TL은 단순한 흥행 이상의 의미가 있다. 글로벌 대규모멀티플레이어게임(MMO) 이용자 수요와 마케팅 전략, 게임 운영 노하우를 확보했다. TL이 2년간 '순한맛' BM과 이용자 친화적 운영으로 쌓은 신뢰도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는 향후 출시될 신작들의 경쟁력 확보에 힘이 될 전망이다.

엔씨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장르별 클러스터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자체 개발과 외부 개발사 투자를 병행해 장르별 경쟁력을 높였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이용자층이 넓고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장르를 우선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가 8월 독일 퀼른메세에서 열린 게임스컴에서 '타임 테이커스' 트레일러 신작을 공개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대표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는 슈팅장르다. 슈팅장르는 원거리 무기나 탄환을 활용해 목표를 조준·격파하는 전투 중심 게임이다. 엔씨는 올해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전시회 '게임스컴 2025'에서 '타임 테이커즈', '신더시티' 등 슈팅 신작의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또 폴란드 문 로버 게임즈, 미국 엠티베슬 등 해외 개발사에 적극 투자하며 슈팅장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엔씨는 슈팅 외에도 서브컬처·모바일 캐주얼 등 다양한 장르 신작을 준비 중이다. 서브컬처는 애니·만화 등 서브컬처 기반의 세계관과 캐릭터성을 강조한 게임이다. 모바일캐주얼은 짧은 시간에 간단한 조작으로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중심 게임이다.

서브컬처 장르의 첫 주자는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다. 이 게임은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게임쇼를 통해 현지에 선보일 계획이다. 서브컬처의 본산인 일본 시장에서 현지 이용자 반응을 확인하며 마케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가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게임쇼에서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공개한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또한 엔씨는 최근 사내에 '모바일캐주얼센터'를 신설하며 장르 클러스터를 모바일캐주얼 분야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회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데이터사이언스 역량을 모바일캐주얼 분야로 확장해 자체 퍼블리싱 노하우를 강화하고 관련 분야의 인수합병(M&A) 등 투자도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강준혁 기자(jhkang@bloter.net)